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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누구에게도 강제적인 성매개감염병, HIV 검진은 필요하지 않다. 모든 일터에서 강제 검진 폐지하라.
커뮤니티알 평점 0점   작성일 2021-07-22 추천 추천하기 조회수 21




누구에게도 강제적인 성매개감염병, HIV 검진은 필요하지 않다. 모든 일터에서 강제 검진 폐지하라.



‘성매개감염병 및 후천성면역결핍증 건강진단규칙(이하 진단규칙)’이 개정되었다. 성매개감염병 및 HIV 정기 검진 대상자 중 「청소년보호법 시행령」 제6조제2항제1호에 따른 영업소와 「안마사에 관한 규칙」 제6조에 따른 안마시술소의 경우, 종전에 여성종업원만으로 한정한 것이 앞으로는 성별에 관계없이 모든 종업원으로 확대된다. 질병관리청은 “이번 규칙 개정은 성매개감염병 및 후천성면역결핍증 건강진단과 관련하여 불필요한 성별 간 차별을 해소하는 등 일부 미비점을 보완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차별 해소의 길은 “검진 대상 확대”가 아니라 “강제검진 폐지”에 있다. HIV/AIDS인권활동가네트워크는 이번 진단규칙 일부개정으로 더 많은 사람들의 건강권과 노동권이 침해되고, 배제와 통제 방식의 공중보건 개입이 지속되는 것에 우려를 표한다. HIV 및 성매개감염병 검진은 누구에게도 강제되어서는 안 되며, 일상적 노동공간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동안 진단규칙에서 여성종업원에게 성매개감염병과 HIV 검진을 강제해왔던 것에 대해서 유엔에이즈와 같은 국제인권기구를 비롯한 여러 보건전문가, HIV/AIDS 인권활동가, 감염인 당사자들이 비판해왔다. 유엔에이즈는 성노동자 대상 강제 HIV 검진 폐지를 각국에 권고한 바 있다. 국제노동기구(ILO) 또한 HIV와 AIDS에 대한 권고(2010)를 통해 HIV 검사를 이주 노동자, 구직자 및 채용절차에 있는 사람을 포함한 모든 노동자에게 요구하지 말 것을 각국에 권고했다. 특정한 업태에 종사하는 사람이나 외국인 등에 한정한 강제 검진은 예방의 효과가 확인되지 않은 반면, 건강권과 노동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유흥업소 등의 종업원 모두에 대한 강제 검진 확대가 아니라 강제 검진 자체를 철폐하는 것이 차별 해소라는 점을 명확히 한다. 이러한 주장은 성매개감염병을 비롯해 모든 전염병은 전파의 주체가 당연히 고정되어 있지 않다는 과학적인 사실에 기반한다. 특정한 사람만 지목해 검사를 강제하는 것은 감염병 예방에 효과적이지 않을 뿐더러 낙인을 강화하기 때문에 차별의 효과만을 높인다. 검사대상으로 지목되지 않은 사람은 예방에 소홀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실상 차별의 효과는 모든 사람의 건강권을 침해한다. 또한 이러한 관행은 성매개감염병이나 HIV에 감염된 이들의 정당한 노동권을 부당하게 해치고, 이들이 빈곤한 상황에 처할 위험성을 높인다. 이번 조치는 잘못된 정책이 차별을 만들고, 그로 인해 전 사회적으로 해악이 확산될 우려를 만드는 중대한 예시이다. 


우리는 차별해소의 대상을 제대로 인식하고, 적합한 정책을 시행할 것을 요구한다. 지금 필요한 국가의 책무는 성관계를 맺는 파트너 사이에 존재하는 여러 차별을 줄이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다. 또한 일터에서 검진을 강요당할 때 거부하기 어려운 취약한 위치(채용과정에 있는 사람, 외국인, 비정규직 노동자 등)에 있는 사람을 보호하는 일이다. 그리고 직장 건강검진 등을 통해 HIV 감염인인 것이 드러나 불이익을 당할까 두려워 스스로 일터를 떠나는 상황을 해소하는 것이다. 


국제사회와 전문가, 당사자 모두 입을 모아 주장하는 효과적인 대안은 누구나 두려움 없이쉽고 자발적으로 검사하는 것이다. 더불어 걱정없이 조기에 치료를 시작함으로써 스스로의 건강을 증진하고, 바이러스 억제를 통해 전파력을 0으로 만들며, 감염되기 이전의 생활과 관계를 이어가는 것이다. 


코로나19 대유행의 중요한 교훈은 감염병의 책임을 특정 집단에게 전가하는 방식으로는 방역에 성공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일부 집단에 검사를 강제하고, 개인의 책임을 추궁하여 검진율을 높일 수는 있으나,  개개인의 삶의 기반이 위태로워질 뿐더러 시민들 사이의 연대도 불가능하게 만든다. 성매개감염병 및 HIV는 예방과 진단, 치료의 방법이 비교적 명확하고 용이함에도, 감염을 둘러싼 낙인찍기가 극심하여 예방도, 치료도 가로막히는 상황이 수십년 동안 지속되어 왔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으나 고집스럽게 눈을 돌려왔던 현실이다.


감염에 처벌, 강제, 비난의 도구를 사용할수록 예방은 미궁 속에 빠지고 치료가 가능함에도 당사자들이 이를 기피하게 된다. 질병관리청은 노동자에 대한 강제검진으로 전파를 막을 수 있다는 미명에서 벗어나, 권리와 존중에 기초한 감염병 정책을 제대로 수립하고 집행하라. 


2021년 7월 22일

HIV/AIDS인권활동가네트워크

(한국HIV/AIDS감염인연합회 KNP+, HIV/AIDS인권연대 나누리+, 러브포원, 다양성을 향한 지속가능한 움직임 다움, 레드리본 사회적 협동조합, 에이즈환자 건강권보장과 국립요양병원마련을 위한 대책위원회, 장애여성공감, 정의당 성소수자위원회, 성적소수문화인권연대 연분홍치마,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PL모임 ‘가진사람들’, 한국청소년청년감염인커뮤니티 알,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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